그건 잘 모르겠네

🦦 hoonyland
1 min readFeb 28, 2020

출렁대는 다리에서 내가 보았던 건

추락하는 하늘과 솟구치는 땅이었다

모두가 떠난 자리마냥 텅비었음에도

하늘은 끝을 모르고 추락했고

모두가 이곳에 닿으려고 떠난 마냥

온갖것들로 가득찼음에도

땅은 그칠줄 모르고 솟구쳤다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내가 보았던건

고장난 문학자판기와 네게서 온 메시지였다

“잡아당기면 고장납니다”라고 적힌 문학자판기는

누군가가 잡아당긴듯 정직히 고장나있었고

“그러면 되겠다”라는 네 메세지에는

그러면 안될 것 같은 요란한 마음이 살아있었다

모두가 떠난 자리마냥 텅 비었음에도

텅 비었음에도 끝을 모르고 추락하더라도

나는 땅 말고 하늘에 살고 싶은데

그 하늘에 정직히 고장난 자판기와 살고싶은건지

그 하늘에 요란히 살아있는 너와 살고싶은건지

그건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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