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m + 2km 후 단상

🦦 hoonyland
3 min readJun 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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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달 10km를 뛰기 위한 준비

자유여 오라!

은평구에 살며 종종 1~2km 정도 불광천을 뛰던 시절 어느 폭풍우가 내리던 날, 대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걸어가는데 무작정 비를 맞으며 뛰고 싶었다. 빗줄기를 가르며 뛰는 내게 자유가 그 폭풍우처럼 쏟아질 것 같았다. 집에 가자마자 온갖 짐을 다 내던지고 러닝복과 러닝화만 신고 그대로 불광천까지 내달렸다. 한 500미터 정도 거리였는데 불광천에 도착해서 자! 자유여 오라! 하고 뛰는 내가 맞았던건 얼어 D질 것 같던 추위였고 넘치는 천의 돌다리를 건너며 빠져 D질 것 같던 공포였다. 2km는 무슨, 한 100m 뛰다 오돌오돌떨며 처벅처벅 걸어 돌아왔고 다신 비오는날 헛짓거리하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뛰려고 나오는 길에 맞은 빗방울에 생각난 추억.

달리는 요령

27일 10km를 준비하려고 2km를 늘려 5km + 2km를 뛰었는데 컨디션이 좋았고 달리는 근육을 쓸 줄 알게된 느낌이었다. 한 3km까지는 평소보단 떨어지는 페이스였는데 랩4부터 다리에 쓰는 힘이 슬금슬금 빠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시점부터 다리가 굴러서 나를 앞으로 데려가는 기분이었다. 예전에는 페이스를 높이려 종아리와 허벅지를 강하게 내딛으며 의식적으로 빠르게 뛰었다면 오늘은 절로 구르는 다리에 몸을 맡기는 느낌? 랩6 전후에 4분 20~30대 페이스가 나와 놀랐다. 한 300m 남기고 오른 갈비뼈 쪽에 통증이 와서 10초 정도 쉰게 안타깝지만 무튼 거리도 페이스도 느낌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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